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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피디아

가상화페, 전자화폐, 암호화폐, CBDC 뭐가 다른거지?

by ㅣbeigeㅣ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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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는 전자화폐(Electronic Currency),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암호화폐(Crypto Currency), CBDC 정도로 구분할 수 있어. 전자화폐는 페이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처럼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발행하지만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교환할 수 있어. 반면 가상화폐는 발행 주체가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아니라 기업인 경우를 뜻해. 인터넷이나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시나 쿠폰 등이 이에 해당하지. 암호화폐는 발행 주체가 정해져 있지 않아. 누구나 알고리즘만 풀 수 있다면 발행할 수 있어. 다른 디지털 화폐와 다르게 가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바뀌지. CBDC는 정부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인데 자세한 내용은 바로 뒤에 있어.

 

 

현금이 사라지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금, 정부와 중앙은행도 잠자코 있지만 않아. 화폐라는 게 보편적인 지급수단으로써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현금이 예전만치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잖아. 게다가 민간 테크 기업에서 그 영향력을 높이고 있으니 중앙은행도 움직이기 시작한 거지. 그래서 등장한 게 CBDC라는 새로운 화폐야.
 
혹시 CBDC를 들어본 적 있어? 단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CBDC를 풀어보면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인데, 말 그대로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뜻해. 2010년대 중반,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중앙은행에서도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거든. 네트워크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분산 원장(일종의 탈중앙화)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5년에 영국의 중앙은행이 CBDC의 발행 필요성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면서 CBDC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 거지.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선 일부 신흥국가들이 이미 CBDC를 도입하기도 했어. 바하마는 2020년 10월에, 동카리브 국가기구와 나이지리아는 2021년에 CBDC를 도입해서 파일럿 실험을 하고 있어. 중국과 우루과이, 우크라이나에선 시범적으로 CBDC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실험이 진행 중이야. 카카오가 한국은행의 디지털 화폐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지난해부터 모의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모의실험이 진행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 국 정도야.

 

주목할만한 건 중국의 CBDC야. 중국은 주요 선진국 중에 2022년에 디지털 화폐 도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거론되거든.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e-CNY)를 개방하기도 했어. 현재는 베이징, 상하이 등 11개 도시에서 시범 보급 중인데 작년 말 기준으로 누적 거래액이 875억 위안을 기록할 정도야. 알리바바의 기업 상장을 무력화한 것 이면에는 디지털 위안화가 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중국은 진심을 다해 CBDC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어.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디지털 화폐에서 미국 달러가 되기 위해서! 미국 달러는 현실 세계에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잖아. 그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대단하거든. 미국의 한마디로 전 세계 경제의 방향이 바뀌기도 할 정도니까 말이야. 중국이 미국의 상대국이자 G2로 불리기도 하지만 달러 패권을 깨뜨리는 건 쉽지 않아. 현실 세상에서 미국의 달러 패권을 흔드는 게 힘들다면? 디지털 내에서 중국이 기축통화가 되겠다는 거지! 디지털 세상의 통화 패권을 쥐겠다는 중국의 욕망이 담겨있는 거야. 중국이 속도가 붙자 잠잠했던 미국도 움직이기 시작했어. 지난달에 바이든 대통령이 디지털 달러를 공식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지.
 

현금 없는 사회 Good or Bad?

국가에서 준비하는 CBDC, 민간에서 내놓고 있는 디지털 화폐까지… 어떻게 보면 현금 없는 사회가 이미 도래했다는 느낌도 들어. 현금 없는 사회가 오게 되면 뭐가 달라질까? 일단 편리하다는 점! 스마트폰만 있으면 일사천리로 구매, 금융 거래까지 다 할 수 있으니까. 현금으로 주고받았던 때보다 훨씬 시간은 단축되고, 현금을 관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신경을 쓸 일이 없어.

 
그런 이야기도 들어봤을 거야. 10원 동전 하나 만드는 데에 10원보다 훨씬 비싼 돈이 들어간다는 얘기. 2006년 이전까지 10원 동전 하나를 만드는 데 대략 30~40원이 들었어. 2006년엔 그걸 줄여보려고 10원 동전의 금속 구성을 바꿨는데, 여전히 10원 하나에 20원 가까이의 금액이 들고 있어. 현금 없는 세상에선 이렇게 동전, 지폐를 만드는 데 돈이 들지 않으니까 비용이 세이브되는 장점도 있지.
 
 
또 하나의 장점은 전자 기록으로 투명성이 확대된다는 점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이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몰라. 물론 직전의 거래까지는 기억에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지폐 한 장, 동전 하나가 나에게 들어오기까지의 거래 내역은 아무도 알 수 없어. 이런 현금의 익명성이 사라질 수 있어. 모든 거래의 흔적이 다 기록으로 남을 테니까. 자금 세탁 같은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거지.
 
 
물론 이런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야. 일단 모든 게 전자 시스템으로 이뤄지다 보니 시스템이 다운될 경우 답이 없어. 아예 결제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거든. 이미 해외에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어. 아까 동카리브가 이미 CBDC를 도입했다고 했지? 동카리브의 디지털 화폐 DCash는 올해 1월 기술적인 이슈로 몇 주간 오프라인 상태였어. 당연히 디지털 화폐를 통한 거래는 이뤄지지 못했지.
 
 
또 하나, 모든 게 전자로 기록된다는 건 다르게 말하면 나의 모든 경제활동을 정부가 속속들이 알 수 있다는 거야. 디지털 화폐를 이용하는 사람의 모든 거래 기록이 전자적으로 저장되어 있다는 거니까. 내가 어디서 뭘 구매했는지, 또 얼마나 구매했는지, 모든 걸 정부는 알 수 있다는 거지. 사생활 침해 이슈도 뜨거운 감자야. 그런 점에서 중국이 CBDC에 가장 유리한 국가라는 분석도 있어. 다른 민주국가에선 사생활 침해를 해결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국가의 권력이 센 중국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울 수 있다는 거지.
 
 
디지털 화폐가 통용될 경우, 디지털 약자가 경제활동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야. 고령층과 장애인 등은 현금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다른 계층보다 높은데, 현금 없는 사회가 돼버리면 현금 결제가 근본적으로 어려워질 테니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거든. 현금 없는 사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스웨덴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니 기본 결제 서비스에 대한 고령층의 만족도가 낮게 나오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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