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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 금리가 올라가면 가격이 내려가고,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올라가요. 왜 이렇게 반대로 움직이는 걸까요?
채권은 발행할 때, 이자와 원금을 정해서 발행합니다. 즉, 채권을 매입한 사람은 채권 만기에 발행 시 기간별로 미리 정해둔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나중에 유통될 때는 ‘금리’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립니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권이 발행되는 ‘발행시장’과 채권이 유통되는 ‘유통시장’을 알아야 해요. 하나하나 설명해볼게요.
채권의 발행시장
발행시장은 ‘채권’을 발행하는 시장입니다. 채권은 정부나 회사가 목돈이 필요할 때 ‘앞으로 장사 잘 해서 갚을게, 이자도 꼬박꼬박 줄게. 지금 돈 좀 빌려줘’ 라고 하면서 돈을 빌린 후, 얼마를 빌렸으며 이자는 얼마를 쳐줄 것인지 적어놓은 증서예요.
예시: 어피티가 채권 공부를 위해 회사채를 한 장 발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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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가: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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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표면 금리: 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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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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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까지 첫 매수자가 받을 수 있는 총 금액: 110만 원
이 채권은 ‘첫 매수자가 어피티에게 100만 원을 빌려주고 1년 후에 이자 10만 원과 함께 원금 100만 원 돌려받기로 한 증서’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했으면 발행시장 이야기는 끝이에요.
채권의 유통시장(aka. 채권시장)
어피티: 그럼 유통시장은 뭔가요?
첫 매수자: 1년이나 채권 들고 있기 너무 지루한걸요. 돈이 묶여 있는 것도 싫고.
다른 매수자: 그 채권, 내가 사겠어.
바로 이렇게, 아직 만기 되지 않은 채권을 사고 파는 시장이 유통시장입니다. 채권 투자를 한다고 하면 유통시장 이야기예요. 금리와 가격이 반비례한다는 설명도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시중 금리의 세 가지 시나리오
지금부터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를 ①시중 금리 변동이 없는 경우, ②올라가는 경우 ③내려가는 경우, 총 세 경우로 설명해볼게요. 쉬운 이해를 위해 발행하자마자 채권 매수자 B가 나타난 상황이며, 어피티 채권 발행 당시 시중 금리는 채권 표면 금리 10%와 동일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경우1: 시중 금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A: 100만 원 빌려줬고, 만기일 때 총 110만 원 받을 수 있으니까 어피티채를 105만 원 정도에 팔게요.
B: 시중 은행에 지금 100만 원 넣어도 1년 뒤에 110만 원을 받을 수 있어요. 105만 원 비싸요. 안 사요. 100만 원이면 모를까.
A: 그럼 100만 원에 팔게요.
B: 좋아요. 같은 수익률이어도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싶으니까 어피티채 살게요. 어피티가 계속 번창하는 한 이 돈은 반드시 들어오는 돈이잖아요.
경우2: 시중 금리가 오른다면?
A: 채권 팔아요. 100만 원. 100만 원!
B: 시중 금리가 연 20%로 올랐어요. 100만 원을 은행 예금만 해도 1년에 20만 원이 나오는데 굳이 이 채권을 100만 원에 사야 할까요?
A: 앗… 그럼 91만 원에 팔게요.
B: 91만 원에 사서 1년 뒤에 110만 원 받을 거니까 수익률이 20%를 조금 넘네요. 좋아요. 하나 주세요.
시중 금리가 올랐을 때 결과
① 시중 금리가 올라가서 유통시장에서 채권 가격은 91만 원으로 떨어짐
② 91만 원에 채권을 산 B는 1년 후 110만 원을 받아 19만 원의 수익을 내니까 채권 금리(수익률)는 20.88%
③ ‘①, ②’를 붙여 말하면 채권수익률이 올라갔고 채권가격이 떨어짐
경우3: 시중 금리가 내려간다면?
B: 채권 있나요?
A: 얼마에 사시게?
B: 시중 금리가 10%에서 5%로 떨어졌어요. 105만 원에 파실래요?
A: 안 팔아요.
B: 그럼 106만 원에 파실래요?
A: 좋습니다.
시중 금리가 내렸을 때 결과
① 시중 금리가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유통시장 채권 가격은 올라감
② 106만 원에 채권을 산 B는 1년 후 110만 원을 받아 4만원의 수익을 내니까 채권 금리(수익률)는 3.77%
③ ‘①, ②’를 붙여 말하면 채권수익률이 떨어졌고 채권가격은 올라감
채권 인기에 따라 움직이는 채권 가격
읽다 보면 금리가 두 종류 등장합니다. 바로 채권 금리와 시중 금리에요. 유통시장에서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채권 금리는 결국 채권의 수익률과 같은 뜻이 됩니다.
상품이 귀해지면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파는 사람이 우위에 서기 마련이라서,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채권의 인기가 많다,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의 인기가 적다는 식으로 금리보다는 가격에 따라 판단하는 게 더 쉬워요.
(참고로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위 내용에는 현재가치, 할인, 듀레이션 등 전문적인 내용까지 담지는 않았어요.)
다시, R의 공포 이야기
지난 4일(월), ‘장단기 금리차’와 ‘R의 공포’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는데요.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요.
채권에는 만기가 있어요. 1년짜리, 3년짜리, 5년짜리 등 다양한 만기가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3~5년보다 만기가 짧으면 단기채, 5년 이상 만기가 길면 장기채라고 합니다.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높은 것이 ‘정상적인 상황’이에요.
정상: 장기채 금리 > 단기채 금리
대출 기간이 길면 길수록 못 받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자가 비쌉니다.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비싼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미국에서 반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미국 국채에서 ‘장기채 금리 < 단기채 금리’로 역전됐어요. 이게 경기침체(Recession)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게 지난 기사의 내용이었어요.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높아진 건, 사람들이 경기가 곧 나빠져서 지금 당장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장기채가 만기가 되는 시점에는 상대적으로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 보고요. (지난 기사에서는 설명을 돕기 위해 장기 프리미엄이 오히려 감소하는 예시를 들었어요)
이렇게 역전이 된 상황 자체도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지만, 보통은 이 금리차가 줄어들기만 해도 경기불황의 시그널로 보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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